POLYPHONY COEXISTENCE
Ideas
건축은 언제끝나는가?
우리는 일반적으로 건축의 완공과 입주, 즉 물리적 마무리를 '건축의 완성'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도시를 구성하는 건축물들은 완공 이후에도 여전히 시간 속에 놓여 있고, 사용자의 개입과 맥락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다시 해석되고 있다.
이 질문에서 출발해, 건축을 하나의 고정된 산물이 아니라 계속 '되어가는 과정'(becoming)으로 이해한다. 미완성의 개념은 단지 설계의 미완성이 아닌 시간성, 사용자 참여, 맥락의 변화를 수용하는 열린 상태를 의미한다.
본 프로젝트는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일물류센터 유후 산업시설을 대상으로 리노베이션을 진행한다. 한 시대를 지나 기능을 잃어버린 건축물은 그 자체로 멈춘 듯 보이지만 사실은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는 공간이다.
건축이 완공 이후 남아있는 건축물을 다시금 열린 결말을 건축적으로 구성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Polyphony(폴리포니)’ 음악적 개념을 건축적으로 차용하여 남아있는 건물과 새로 만들어지는 건축물이 서로 ‘공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폴리포니란 POLY(많은) + PHONY(소리)라는 라틴어의 합성어로,여러 개의 독립적인 선율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하나의 음악을 형성하는 구조를 말한다. 각 선율은 자율성을 지니면서도, 동시에 다른 선율들과 간섭하거나 지배하지 않으면서 공존한다.
이 구조는 단선적이고, 종결보다 ‘진행’그 자체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건축에서 폴리포니를 적용한다면 공간이 하나의 중심이나 기능으로 환원되지 않고, 여러흐름과 사건, 주체들이 독립적으로 작동하면서 공명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설계 체화 과정은 총 3단계로 이루어진다. 첫번째 단계로, 폴리포니의 음악적 특징을 건축적인 언어로 체화하기 위해 도식화 작업을 통해 4가지의 특징을 정리하였다. 두번째 단계로, 도출된 4가지의 특징들을 건축적 언어를 통해 입체화를 하기 위한 전략으로 변환한다. 마지막으로 입체화 전략을 사이트 분석에 입각하여 프로그램을 설정하고, 도식화된 과정을 바탕으로 건축적 특징을 도출해 설계에 적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