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HERE, NOW HERE
Ideas
“ 시대마다 그 시대에 고유한 주요 질병이 있다. 신경성 질환들, 이를테면 우울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경계성성격장애, 소진증후군 등이 21세기 초의 병리학적 상황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 _ 피로사회, 한병철
01 규율사회에서 무한긍정의 성과사회로
오늘날 사회는 과거의 규율사회에서 성과사회로 변모했다. 현대인들은 더 이상 ‘복종적 주체’가 아닌 ‘성과 주체’라 불리며, 이제 금지, 명령, 법률의 자리를 Project, Initiative, Motivation이 대신한다. 규율사회의 부정성은 광인과 범죄자를 낳는 반면, 성과사회는 우울증 환자와 낙오자를 양산한다. ‘할 수 있다’라는 과도한 긍정은 스스로를 끊임없이 채찍질하게 하고, 개인의 역량 이상의 목표치를 요구한다. 성과 주체는 타자의 강요 없이 자발적으로, 자유하는 강제 혹은 강제하는 자유에 몸을 맡긴 채 계속해서 자기 자신을 착취한다.
02 역설적 자유와 미디어 매체에 의한 누적 피로
우리는 과연 정말 자유로운가? 자유로움을 강요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성과사회에서 우리는 종종 ‘심심함’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음’의 상태에 죄의식을 느끼며,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강박에 시달리곤 한다. 이러한 현상은 디지털화로 더욱 가속화된다. 새로운 미디어와 과학 기술은 인류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미디어 매체는 우리의 누적된 피로를 가중시킨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 SNS를 통해 우리의 뇌는 세계 각지의 소식을, 엄청난 양의 정보를 짧고 빠르게 흡수하고 SNS를 통해 비춰지는 타인의 삶과 스스로를 비교하며 더 깊은 불안과 우울감을 느끼게 된다.
03 일상 회복의 도구로서의 명상 공간
현대인은 피로하다. 그리고 불안하다. 많은 과업에서 한 발짝 물러나서 건강하게 피로함을 느끼며 ‘순수한 사유’의 활동이 필요하다. 과열된 무언가로부터 ‘잠시 떨어져 보는’ 사유는 어쩌면 ‘멍’ 때리기와 비슷하다. 사유의 연장선에서 명상은 ‘쉼이 있는 사유’로서 일상에서 의식적으로 행해져야 한다. 이제 현대인에게 명상은 종교적 측면이 아닌 일상 회복의 도구로서 가볍게 다룰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변화에 따라 명상 공간 또한 변화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종교적 명상에서 벗어나 현대의 명상 공간은 일반인들이 편하고 가볍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
“ 따라서 기존 공원의 역할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가볍고 일상적인 명상을 경험할 수 있는 명상 공원 계획을 통해 명상을 통한 도시 소공원의 재해석과 여가적 활동으로서의 명상의 가능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